강도 높은 압박 계속 이어가… 비문 구심점 노린 포석이란 분석도
  • 안희정 충남지사. ⓒ안희정 캠프
    ▲ 안희정 충남지사. ⓒ안희정 캠프

     

    민주당의 비주류 세력이 안희정 후보를 중심으로 개편되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경선 선두주자인 문 후보를 연일 비판하며 대척점에 섰다. 또 안 후보 주변에 모인 인사들이 비문 인사들인 점을 살펴볼 때 예사롭지 않다는 게 당 안팎의 전언이다. 문 후보는 주류 세력의 좌장이란 게 중론이다.

    두 후보는 22일 MBC '100분 토론' 주관으로 열린 민주당 경선 6차 합동토론회에서 강하게 부딪쳤다. 문 후보는 "우리는 한 팀"이라며 "정권교체는 힘을 모으면 해낼 수 있다. 우리가 정말 한 팀이라고 생각하면 '네거티브'만큼은 하지 말자"고 안 후보에게 말했다. 이에 안 후보는 "문제는 우리를 돕는 사람들의 네거티브"라면서 "문 후보를 돕는 주변 분들도 네거티브를 한다"고 맞섰다.

    문 후보가 이같이 밝힌 데는 지난 5차 토론회 당시 자신이 언급한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이 논란으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안 후보 측은 "이해할 수가 없다" 등 아쉬움을 표현했다.

    토론회가 끝난 이날 새벽, 안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후보를 작심 비판했다.안 후보는 "(문 후보 측은) 자신들이 비난당하는 것은 모두가 다 '부당한 네거티브'라고 상대를 역공한다"며 "이번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도 문 후보가 실수한 것임에도 문제제기 한 사람들을 네거티브하는 나쁜 사람들로 몰았다. 분명 (문 후보의) 전두환 표창 발언 장면에 불쾌감, 황당함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 후보와 문재인 캠프의 이런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면서 "사람들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에도 문 후보를 향한 안 후보의 압박은 계속됐다. 안 후보는 전주시 인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 후보는) 어떤 의문이라고 할지라도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저 또한 (저에게 제기된 의문들에 대해서) 성실하게 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문 후보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최근 문 후보는 아들 문준용씨가 공기업 취업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에 발목을 잡힌 상황이다.

    안 후보의 한 측근은 이날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신경전은 경선이 시작된 후 계속됐던 일"이라면서 "(그러나) 이렇게 노골적으로 신경을 곤두 세운 적은 처음 아닌가"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안 후보가 문 후보와 각을 세우는 데는 비주류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발돋움하기 위함으로 전망했다. 이는 안 후보 캠프로 모이고 있는 비문계 인사들의 행보가 방증한다.

    현재 안 후보 캠프에 합류한 당내 인사들을 살펴보면 의원멘토단장을 맡은 박영선 의원과 총괄실장 이철희 의원, 비서실장 기동민 의원 등이다. 이들 모두 당내 비주류 인사로 분류된다.

    나아가 민주당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대구에서 당선된 홍의락 의원이 오는 23일 광주를 찾아 안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 역시 민주당 시절 비주류 인사로 꼽혔다. 이 때문에 안 후보의 '비주류 구심점론'이 힘을 받고 있다. 

    한편 안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한 작심 비판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날 오후 중앙시장 북문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 마음은 지난 두 달 동안 서운함이 있었다, 제 고의와 상관없이 오랫동안 두들겨 맞았기 때문이다"라면서 "(문 후보와) 싸우자는 게 아니라 나도 서운하다는 것. 그러니까 (문 후보를 비판한 것은) 정책 대결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취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