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박근혜 게이트 뿌리 기득권, 문캠에 몰려가고 있어" 文 "전 그런 말로 공격하진 않는다"
  •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정상윤 기자
    ▲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정상윤 기자

     

    민주당 경선 5차 합동토론회가 19일 진행된 가운데 적폐세력을 껴안은 문재인 후보의 '매머드급 캠프'가 질타의 대상이 됐다. 문 후보 주변에 재벌과 기득권 세력이 몰려들고 있음에도 불구히고, 정작 문 후보 본인이 이들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4명의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5차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는 앞서 4차례 진행됐던 토론회들과 달리, 초반부터 날선 신경전이 진행됐다.

    토론회 초반,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통합? 적폐청산?'이란 주제로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자유토론에서 안 후보와 이 후보는 작심한 듯 문 후보의 매머드 캠프를 질타했다.

    이 후보는 "정경유착을 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뿌리는 재벌과 기득권, 그 세력들이 문 후보 근처에 수없이 몰려들고 있다"며 "(예를 들어) 김광두. (그 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교수 아닌가. 또 그들이(기득권 세력이) 문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데 청산 되겠나. 당 밖에 '그림자 내각' 만들지 말고 당 안에 인수준비위 만드시고 본인이 갖고 계시는 1000명 넘는 자문그룹 해산하실 생각 없겠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정권교체는 강물이 흘러서 바다에 도달하는 것과 같다"며 "자기 물로만 가고자 하면 끝까지 시냇물 밖에 안 된다. 적어도 합리적 진보·보수 라면 저는 함께 힘을 모아 나가서 정권교체 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다 힘을 모으고 있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가 제안한 자문그룹 및 그림자 내각 해산을 거부한 셈이다.

    이 후보에 이어 안 후보의 후속타가 진행됐다. 안 후보는 "문 후보는 적폐청산을 외치면서도 적폐세력을 문 후보 캠프가 죄다 받아들인다. '내가 하면 다 그냥 개혁인가', 전 문 후보 말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협치와 연정은 다르다. 지금 '우릴 지지해주십시오' 하지 않고, 경쟁정당인 적폐세력과 '연정할 테니 밀어주십시오'하면 그건 시기가 아니다"라면서 "정권교체를 보면 국민의당은 방법에 대한 차이 때문에 갈라진 것이고 정의당과는 정책연대를 통해 함께할 수 있다. 대연정 갈 것도 없다"고 답변을 피한 채 안 후보의 대연정을 비판했다. 

    문 후보로부터 확답을 듣지 못해선지 안 후보의 매머드급 캠프 지적은 게속됐다. 안 후보는 "그 매머드 조직은 나중에 '다 한자리 달라'고 한다. 지금 신세를 지면서 경선운동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실질적으로 (문 후보가) 경선을 임하는 전반적인 방식이 제가 정당활동을 하면서 봐왔던 모든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시대 개혁을 수행하기에는 어렵다'고 말씀 올린다"고 꼬집었다.

    문 후보는 "역대 정부에서 가장 인사검증을 깐깐하게 했던 정부가 참여정부, 그리고 그 정부의 민정수석이 바로 저"라면서 "인사검증에 관한 방대한 매뉴얼도 마련해 놓고 나왔다. 인사에 대해서 누가 추천했는지 실명제를 해서 인사 잘못됐다면 두고두고 책임지게 하는, 그리고 그 기록을 청와대에 남겨서 후세 심판받도록 하면 된다"고 받아쳤다.

    문 후보의 말바꾸기 논란도 거론됐다. 이 후보는 "문 후보는 주요 국가 현안에 대해 뚜렷한 자기 생각이 없는 게 아닌가"라면서 "특히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선 국민들에게 중요한 문제다. 호남 선거 얘기를 잠깐 했다. '대통령 출마 안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작년 총선 당시 광주를 방문한 문 후보는 승리를 위해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후 호남에서 민주당이 참패했으나 문 후보는 "전략적 판단으로 한 발언"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에 호남 민심은 분노했다.

    이 후보 지적에 문 후보는 "저는 그런 말로 공격하지는 않는다"고 해명을 회피했다.

    한편 문 후보의 말바꾸기 논란은 타 야권에서도 지적한 바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1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서울시당 상설특위 발대식 참석 자리에서 "문 후보는 앞서 탄핵 발언을 3번, 4번 바꿨다"며 "(그런 문 후보가) 국가를 경영하면 최순실이 써준 각본을 읽는 박근혜 대통령이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