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사회 위해 '헌정 질서' 엄정 준수해야"
  • '내가 하면 정의, 남이 하면 부정?' 자유경제원 세미나.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내가 하면 정의, 남이 하면 부정?' 자유경제원 세미나.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람들의 주관적인 믿음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 사회는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계층 간의 차이를 '불공정'으로 인식하는 세태가 한국사회의 중론으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학계 일각에서 "이 같은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회·경제적 차이를 일방적으로 부정해선 안 되며, 특히 '정의'라는 단어로 비판하는 것은 오류(誤謬)라는 지적이다.

    자유경제원은 15일 〈내가 하면 정의, 남이 하면 부정? 정의(正義)를 정의(定義)하자〉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열고, "대한민국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세미나에는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남정욱 대한민국문화예술인 대표,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신중섭 교수는 이 자리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선 도출되는 어떤 결과에 대해 자신의 신념에 맞는 부분은 정의롭고 공정하다고 보는 반면, 그렇지 않을 경우엔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신 교수는 이어 "법에 따라 나오는 결과는 절차를 '신뢰'하는 의미에서 공정하다고 봐야 맞다"며 "정의를 부르짖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의'는 추상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정에 대한 모델을 만들어 불공정 지수를 낮춰야 한다"며 ▲심리적(주관적) 사실과 객관적 사실을 구분할 것 ▲'정의'에 대한 평가는 객관적일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할 것 ▲사회적으로 설정된 '정의'의 기준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고 현실과의 간극을 줄여나갈 것 등을 제언했다.

신중섭 교수는 그러면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선 '개인의 자유 및 책임'과 '헌정 질서'가 엄정하게 시행돼야 한다"며 "불공정으로 제시되는 증거들은 부정부패가 대다수인 만큼 이 같은 범법 행위를 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남정욱 대한민국문화예술인 대표.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남정욱 대한민국문화예술인 대표.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남정욱 대표도 "어린 시절 만화책을 보면 아버지의 원수에게 복수하면서 정의를 외치지 않나, 사람마다 내세우는 정의는 각각 다르다"며 "정의에는 감성적 정의와 이성적 정의가 있다"고 구분했다.

  • 남 대표는 또 "정의가 가장 많이 동원되는 부분은 평등"이라며 "불리한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평등이라는 말을 위해 정의라는 세계관을 가져다 붙이는 것"이라고 '정의'가 악용되는 부분을 꼬집었다.

    그는 아울러 "자신의 세계관을 부당하게 관철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부당한 법을 제정하기도 한다"며 "이들은 법으로 만들어놨으니 따르라고 하지만, 이는 올바른 법치가 아니라 감성적 정의를 형식화 한 것에 불과하다"고 역설했다.

  •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박기성 교수는 경제적 정의를 규정하면서 노동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 박 교수는 "경제적 정의는 생산요소가 생산에 기여한 만큼 보수가 지급되는 것"이라며 "고용자와 피고용자가 자유롭게 구인·구직을 할 수 있고 근로자에게 생산성 만큼의 임금이 지급된다면 공정성도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어 "노동조합이 노동 공급을 독점하면서 자유로운 구인·구직을 방해하고 있다"며 "고용자는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해 대응하고 싶어도 노조의 압력과 노동법에 의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인데, 이는 결과적으로 임금이 생산성을 초과하게 되고 자원 배분의 공정성과 효율성까지 훼손한다"고 말했다.

    박기성 교수는 나아가 "노조는 노동부문의 가장 큰 암초"라며 "노동개혁의 핵심은 노조의 순기능을 극대화하면서도 과도한 힘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