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말레이 경찰총장, 화학무기분석센터 조직검사 결과 24일 공개"
  • 김정남 사망 당시의 모습. 말레이 경찰은 그가 VX가스로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뉴 스트레이트 타임스 캡쳐
    ▲ 김정남 사망 당시의 모습. 말레이 경찰은 그가 VX가스로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뉴 스트레이트 타임스 캡쳐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의 암살에 화학무기인 VX가스가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현지 일간 ‘더 스타’가 24일 보도했다.

    ‘더 스타’는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경찰총장을 인용해 “김정남의 시신에서 추출한 샘플을 말레이시아 국립 과학대 화학무기분석센터에서 검사한 결과 VX가스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경찰총장은 “센터에서 희생자의 눈과 얼굴에 문지른 물질을 검사한 결과 VX가스의 성분을 찾아냈다”고 밝혔다고 한다.

    ‘더 스타’는 “VX가스는 국제사회가 1997년 화학무기협약과 2005년 화학무기협약에 따라 가장 먼저 생산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화학무기”라면서 “VX가스 이외의 성분은 지금도 밝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의 시신 조직에서 찾아낸 VX가스는 인체 신경계에 작용하는 화학무기로, 일반인들에게는 “만들어져서는 안 될 화학무기”로 유명하다.

  • 1996년작 영화 '더 록'에 나오는 VX가스. VX가스가 실제로 사용된 사례는 1990년대 사담 후세인이 쿠르드족을 향해 사용한 것이 유일하다. 당시 5,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즉사했다고 한다. ⓒ영화 '더 록' 관련 유튜브 영상캡쳐
    ▲ 1996년작 영화 '더 록'에 나오는 VX가스. VX가스가 실제로 사용된 사례는 1990년대 사담 후세인이 쿠르드족을 향해 사용한 것이 유일하다. 당시 5,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즉사했다고 한다. ⓒ영화 '더 록' 관련 유튜브 영상캡쳐

    VX가스를 흡입하게 되면 인체 효소 아세틸콜린 인식 부분과 독 성분이 결합, 중추신경계를 혼란시키고, 이어 전체 신경계를 마비시키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 중추신경계 작용을 중지시켜 고열을 일으키며 생체조직 내 단백질을 응고시킨다. 이 과정에서 근육, 호르몬 분비계통, 장기를 파괴한다. 

    VX가스는 1952년 다국적 화학기업 ICI(제국화학산업) 영국 지사 소속 라자니트 고쉬와 J.F.뉴먼이 발견한 물질로 처음에는 농약 등에 사용하려고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같은 해 11월 ‘VG작용제’라는 이름으로 이 물질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하지만 1955년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가졌다는 사실이 발견돼 상업용 연구가 중단됐다.

    당시 美정부는 이 물질에 관심을 갖고 화학무기로 개발하기 시작한다. 공식자료에 따르면 美정부는 1961년부터 뉴포트 화학저장소에서 VX가스를 대량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소련과 공산권 국가들, 이어 제3세계 독재국가들로 VX가스 생산기술이 전파됐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노력에 따라 ‘대량살상무기’로 지정된 뒤로는 생산이 금지됐다. 하지만 북한 등 일부 국가는 VX가스를 계속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VX가스는 상온에서는 무색무취의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VX가스의 독성은 일본 지하철 테러에 사용됐던 '사린 가스'보다 100배 이상 강하다. 흡입할 경우 50mg, 피부에 접촉할 경우 10mg로 사람을 죽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