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영 위원장 “세종역 신설 문제 정확히 인식 못해 입장 표명 요구 할 것”
  • 지난해 12월 충북도민 1000여명이 오송역앞에서 세종역 신설 반대 규탄대회를 열었다.ⓒ김종혁 기자
    ▲ 지난해 12월 충북도민 1000여명이 오송역앞에서 세종역 신설 반대 규탄대회를 열었다.ⓒ김종혁 기자

    ‘벚꽃 대선’이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 주자들이 충북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지만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인 ‘KTX세종역 설치’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에서 추진하는 세종역 신설 움직임으로 인해 충청권 공조가 깨지고 국가 균형발전이 저해된다는 우려 속에서도 대선 주자들은 정치적인 입장차로 인한 ‘눈치보기’ 수준의 언행만 일삼고 있다.

    먼저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달 11일 충북을 방문해 “이시종 도지사와도 논의했지만 세종시와 충북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양 지역이 모두 더민주 소속 단체장들이라서 충분히 상생 발전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같은 당의 안희정 충남지사는 17일 “이 문제는 정치권의 결정보다 코레일과 KTX의 타당성 검증과 효율성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정치적으로 결정되면 시장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왜곡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역시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더구나 이시종 도지사와 이춘희 세종시장, 이해찬 의원까지 모두 같은 당 소속이라서 그런지 ‘정권교체’만 강하게 주장할 뿐 자치단체 간의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오송역 등 주변 역에 연결 서비스를 확대해 세종시민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것이 맞다. 지금 진행 중인 용역 결과를 기다려보자”며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지난 14일 방문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오송역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미온적인 태도로 비껴 나갔다.

    한편 이인제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7일 방문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발상이 돌아다니는 것은 사회가 건강을 잃은 증거다. 결사반대한다”며 “이는 충북만을 위한 문제가 아니라 국가 균형의 문제”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대권 주자들의 애매모호한 입장에 대해 ‘KTX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범충북도민비상대책위원회’ 이두영 운영위원장은 “대선 주자들이 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 위원장은 “국가 균형발전과 상생발전을 위한 국가 기간 교통망 철도역 건설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며 “조만간 대선 주자들에게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 정치권과 국회의원들이 왜 세종역 건설이 부당한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백지화를 촉구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광역 철도망인 KTX는 역간 이동시간보다 역에서 목적지로 가는 시간이 더 걸리는 등 현실적인 문제해결이 우선이다. 역을 더 세울 것이 아니라 연계 교통망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10일 충북연구원도 오송역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KTX오송역에 ‘복합환승센터’를 개발해 ‘국가교통 허브’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