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접종여부 확인보다 발병원인 추적에 의미…백신 접종 관리 부실 ‘도마’
  • ▲ 충북도 김창섭 축산과장이 8일 보은 구제역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 충북도 김창섭 축산과장이 8일 보은 구제역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충북 보은군의 한 젖소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방역당국이 인근지역에 대한 항체 형성률을 검사한 결과 0%~100%까지 황당한 수치가 도출되며 방역 당국의 백신 접종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8일 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발생농장 3km이내 11개 젖소 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0% 1곳과 43% 1곳을 비롯해 100%는 3곳으로 나타나 평균 73%에 머물렀다.

    또한 500m이내 8개 한우농장의 항체 형성률은 최저 18.8%~최고 100%로 나타나 평균 61.5%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6일 구제역 발생 후 도가 발표한 충북지역 소의 평균 항체 형성률 97.8%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결과로 인해 그동안 제기됐던 백신접종 자체에 대한 ‘물백신’ 의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창섭 축산과장은 “지난해 평균 항체 형성률 수치는 검역본부의 기준에 따라 표본 추출된 농장에서 1마리만 조사한 수치고 이번 조사에서는 농장별로 16마리에 대해 검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는 16일까지 도내 젖소농장에 대한 항체 형성률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균 항체 형성률과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못하고 다만 “농가에서 백신 접종에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며 모든 책임을 농가에 전가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평상시의 항체 형성률 조사는 백신을 제대로 접종했느냐의 의미보다 구제역 발병 추적을 위한 시스템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

    또한 항체 형성률에 대한 기준도 소의 경우 80%, 돼지의 경우 30% 미만인 경우 과태료 처분을 하게 돼 있어 사실상 농가에서 제대로 접종을 했는지 여부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김 과장은 “도는 지난해 농림부로부터 소 491마리를 배정 받았지만 모두 1175마리를 검사했다. 돼지도 9180두를 배정 받고 2만5044마리를 검사했다”고 말했다.

    이는 도내에서 사육하는 소의 0.5%, 돼지 3.9%의 표본이며 그나마 배정받은 농장에서 고작 1마리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통계학적 오차는 클 수밖에 없다.

    한편 도 방역당국은 보은군 구제역 발생에 대한 긴급조치 사항으로 보은군 우제류 5만2000마리와 도내 젖소 2만3000마리에 대한 긴급 예방 접종을 실시했다.

    또한 도내 축산 시설에 대한 일제소독과 일시 이동중지 명령에 대한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구제역 발생농장 3km내의 사육농장에 대한 환경검사도 진행했다.

    아울러 도내 20만8000마리에 대한 한육우 일제 긴급백신 접종도 진행된다. 50두 이하는 수의사가 직접 접종하고 50두 이상은 공무원 입회하에 접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