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내가 간첩이면 잡아가야", 우상호 "김진대 의원 사과하라" 요구
  •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간첩' 발언과 관련해 이른바 '쌍박(朴) 형제'로 불렸던 박지원·박범계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간첩'을 거론하며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을 비판한 김진태 의원을 향해 "너무 과하다. 민망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민주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김진태 의원은 (법사위에서) 저랑 싸우면 되는 것이지, 굳이 박지원 비대위원장님과 그렇게 대척점을 세워서 싸우려고 하는 것이 모양이 별로 맞지 않다"며 김 의원을 비난했다. 

    박 의원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 넘어와라'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고, 그걸 박 위원장은 '과도한 말씀'이라고 여러 표현을 했다"며 "여기에 김 의원이 제가 보기에는 너무 심한 발언을 했고, 박 위원장이 화날만 했다"고 박지원 위원장을 두둔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19대 국회 당시 법사위에서 박지원 위원장과 찰떡 호흡을 맞춰온 바 있다. 

    박지원 위원장도 김진태 의원을 향해 "무능한 정부와 신고도 못하는 꼴통보수 졸장부"라고 힐난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간첩이라면 정부가 잡아 가야지, 그리고 신고해서 포상금 받지"라며 간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김 의원에 대한 비난에 가세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김진태 의원은 박지원 의원에게 사과하고 이 말을 취소해야 한다"며 김 의원을 압박했다.

    운동권 출신인 우상호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성명서를 보면 차후 이중간첩으로 드러난다는 협박성 경고가 담겨 있다. 공당 대표를 이중간첩에 비유했다"며 "이 문제는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날 김진태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지원 의원이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를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했다"며 "이적행위를 멈추고 대북송금 청문회에 응하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대통령의 기념사를 선전포고라고 느꼈다면 그분들의 뇌 주파수는 북한 당국에 맞춰져 있다고 봐야 한다"며 "월남 대통령 선거에서 차점으로 낙선한 쭝딘쥬,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의 보좌관 귄터 기욤이 모두 간첩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야권의 반응과 관련, 초록동색(草綠同色)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지붕 한 솥밥'이었던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는 지적에 발끈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도 야당을 향해 "박지원 의원을 간첩이라고 지칭한 적이 없다"며 "성명서를 잘 읽어보라. 하긴 왜곡과 선동으로 눈이 삐뚤어졌는데 제대로 보일 리가 있겠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