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국제방송, 韓방송법 13조 “외국 정부의 방송국 설립 금지” 피하는 법 연구
  • 英공영방송 BBC의 국제방송 로고. BBC 국제방송은 대북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위키피디어 공개사진
    ▲ 英공영방송 BBC의 국제방송 로고. BBC 국제방송은 대북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위키피디어 공개사진

    영국 공영방송 BBC가 한국 법으로 정해진 제한요건을 피해 대북방송을 실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영국 BBC는 2013년부터 영국 의회 대북정책협의회의 요청에 따라 BBC 국제방송 가운데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방송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 방송법 제13조 ‘결격사유’에 “외국인 또는 외국 정부나 단체는 중계유선방송사업, 음악유선방송사업을 할 수 없다”고 돼 있는 점과 북한 주민들 가운데 라디오 청취자가 많지 않아 눈에 띠는 영향력을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밀린 것이다.

    영국 BBC 국제방송은 이 같은 현실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세상의 뉴스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영국 BBC가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미래전략 보고서 가운데 일부다.

    “BBC 국제방송은 영국의 가치를 전하는 홍보대사다. 영국이 세계적인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국제방송을 확대해야 한다. BBC 국제방송의 핵심 원칙 중 하나는 언론의 자유가 부족한 나라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영국 BBC는 이 미래전략 보고서에서 2011년 BBC 국제방송 가운데 5개 언어의 방송이 중단됐음을 지적하며 “앞으로는 이런 추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영국 BBC가 이처럼 대북방송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2013년부터 영국 의회가 “대북방송을 실시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영국 의회는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등 탈북자들을 꾸준히 초청해 북한 인권상황에 대해 조사하고, 북한 인권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영국 BBC는 북한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이 어렵고, TV나 라디오를 보고 듣는 것 또한 김정은 집단에게 엄격하게 통제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뉴스를 전달할지 고민 중이라고 한다.

    영국 BBC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설명했다고 한다. 

    한편 방송법 제14조 ‘외국자본의 출자 또는 출연’이라는 조항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 한해 교육·체육·종교·자선 기타 국제적 친선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의 단체로부터 재산상의 출연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된 부분이 있어, BBC가 이 부분을 활용해 한국에서 ‘대북방송국’을 세울 수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