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북한 커넥션 때문인 듯”…지대공 미사일 SA-16, T-55 탱크 개량형 등
  •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는 수니파 살라피스트 테러조직 ISIS가 북한제 탱크와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美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테러조직 ISIS가 수백 대의 탱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휴대용 대공미사일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NK뉴스’ 측은 ISIS가 이 무기들을 시리아에서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4년 가까이 계속된 시리아 내전 중 ISIS 세력들이 정부군의 무기고를 습격, 장비들을 손에 넣었다는 분석이다.

    ‘NK뉴스’가 주목한 ISIS의 무기는 T-55 탱크와 BM-11 방사포, SA-16을 카피한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MANPADS)이다.

    ‘NK뉴스’는 이 무기들이 내전 이전에 시리아와 북한 간의 무기 커넥션이 활발했던 시기에 수입된 것으로, 4년 가까운 내전 시기 동안 ISIS의 전신인 ‘유일신과 성전’ 같은 테러 조직들이 시리아 군 무기고를 습격해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NK뉴스’의 지적처럼 시리아와 북한 간의 무기 커넥션은 40년이 넘었다. 북한은 70년대 후반부터 시리아에 무기를 공급했다. 이 가운데는 T-54, T-55 탱크도 포함돼 있다.

  • ▲ 4년 가까운 내전 동안 시리아 군이 보유했던 수백여 대의 T-55 탱크가 반군 손에 넘어갔다. 이 탱크는 곧 ISIS의 소유가 됐다. ⓒ라이브 리크의 시리아 내전 영상화면 캡쳐
    ▲ 4년 가까운 내전 동안 시리아 군이 보유했던 수백여 대의 T-55 탱크가 반군 손에 넘어갔다. 이 탱크는 곧 ISIS의 소유가 됐다. ⓒ라이브 리크의 시리아 내전 영상화면 캡쳐

    이 중 T-54 탱크는 몇 년 전에 모두 퇴역했다. 하지만 T-55 탱크는 북한에 의해 업그레이드된 모델 가운데 일부는 현역으로 있었다. 현재 ISIS가 사용 중인 탱크가 이것이다. 최근 시리아 북부의 ISIS 점령지역에서 T-55 탱크 개량형이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NK뉴스’는 시리아와 무기 커넥션을 구축하기 시작했던 김일성 통치 시절에 북한이 T-55 탱크와 T-62 탱크의 ‘현대화 작업’에 착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북한군은 1950년대에 개발된 T-55 탱크와 T-62 탱크에 대한 대규모 현대화 작업을 70년대에 실시한 적이 있다. 이 가운데 일부 탱크가 시리아에 수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ISIS가 시리아군으로부터 빼앗은 무기 가운데는 차량으로 이동하는, 화력지원용 BM-11 로켓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BM-11 로켓은 122mm 구경 무유도 로켓 30발을 장착한 무기다. 사정거리는 최대 20km다. BM-11은 정밀타격을 할 수는 없지만, 민간인 거주 지역을 무차별 공격할 때는 매우 위험한 무기다.

    1982년 시리아 정부군은 이슬람 분리주의자를 진압한다며 이 무기를 사용한 적이 있다. 당시 학살당한 민간인의 수는 2만여 명에 달한다.  

    ISIS가 시리아 군으로부터 빼앗은 T-55, T-62 탱크나 BM-11은 시리아 온건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이나 쿠르드 자치정부와의 싸움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는 있지만 미국과 걸프연안협의체(GCC) 국가들, EU 국가들의 공습에는 상대가 될 수 없다.

    그러나 ISIS는 국제연합군의 공습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SA-16 ‘이글라-1’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이다.

  • ▲ 시리아 공군기지를 습격, 점령한 ISIS 조직원이 SA-16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MANPADS)을 들고 웃고 있다. ⓒ해외 트위터 유통사진 캡쳐
    ▲ 시리아 공군기지를 습격, 점령한 ISIS 조직원이 SA-16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MANPADS)을 들고 웃고 있다. ⓒ해외 트위터 유통사진 캡쳐

    SA-16 ‘이글라-1’은 길이 1.6m, 무게 11kg 가량의 개인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로 북한군은 이를 카피한 ‘화승총’ 미사일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舊소련이 미국의 스팅어 미사일을 보고 만들어낸 SA-16은 사거리 5km, 요격 고도 3.5km의 단거리 요격 무기에 불과하지만,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에서 ‘인도적 작전’을 펼치는 헬기와 수송기에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NK뉴스’는 ISIS가 이 SA-16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원상으로는 위협적이지 않을 것 같은 SA-16은 1994년 주한미군의 정찰헬기 OH-58 카이오와를 격추시키기도 했을 정도로 여전히 위협이 되는 무기다.

    ‘NK뉴스’의 보도대로라면 ISIS는 시리아와 북한 간의 무기 커넥션에서 톡톡히 덕을 보는 셈이다. 

    ISIS가 북한제 무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면, 미국 주도의 공습이 예상보다 더 효과가 적으며, 이는 ISIS를 소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말하는 ‘몇 년’ 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