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K뉴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올해 전승절에 벤츠 최고급 차량이 등장했다며 유엔 대북제재에 구멍이 났다고 전했다. [사진: NK뉴스 보도화면 캡쳐]
    ▲ NK뉴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올해 전승절에 벤츠 최고급 차량이 등장했다며 유엔 대북제재에 구멍이 났다고 전했다. [사진: NK뉴스 보도화면 캡쳐]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소용이 없었던 걸까.
    북한감시 매체가 최근 김정은 정권이 초호화 차량을 수입했다는 증거를 잡아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을 모니터링하는 국제 네트워크 매체 ‘NK뉴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올해 북한의 ‘전승절’ 행사에 초호화 차량들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NK뉴스’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김씨 일가 미이라 저장소)’ 앞 광장에서
    북한 인민군 육·해·공군, 전략군 병사들이 참여한 군사 열병식에서
    ‘메르세데스 벤츠’가 만드는 ‘S600 풀먼 가드(Pullman Guard)’ 리무진을 찾아냈다.

    채드 오코렐 ‘NK뉴스’ 편집장이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다.

    “한 대에 200만 달러를 호가하는 메르세데스-벤츠 리무진 2대가 열병식에 등장했다.
    북한과는 사치품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유엔의 대북제재 위반으로 보인다.”


    실제 ‘조선중앙방송’이 방영한 ‘전승절 열병식’ 화면을 보면,
    검은색 벤츠 리무진 2대가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를 지붕에 얹은 채
    천천히 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채드 오코렐 ‘NK뉴스’ 편집장은
    이 차량을 ‘벤츠의 S600 장갑 리무진(Armored Limos)’이라고 말했다.
    확인 결과 이 차량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2009년부터 주문 제작하는
    ‘벤츠 S600 풀먼 가드’ 방탄 리무진이었다.

    ‘벤츠 S600 풀먼 가드 리무진’은 길이 6미터가 넘는 12기통 차량으로,
    S600 클래스의 W221 섀시를 기초로 해
    모든 부분에 방탄장갑을 채워 넣은 최고급 차량이다.
    타이어는 총격을 받아도 80km/h 이상 속도로 수십 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고
    차 밑에서 지뢰나 수류탄이 터져도 내부는 안전하다.

    ‘벤츠 S600 풀먼 가드 리무진’은 엄청난 방호력을 가진 탓에 가격도 비싸다.
    양산차량이 아니라 고객의 주문에 맞게 만들기 때문에
    가격은 보통 10억 원을 훌쩍 넘어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 차량을 타고 있다.

  •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것과 거의 비슷한 벤츠 S600 풀먼 가드 리무진 실내. [사진: 벤츠 온라인 홍보사이트]
    ▲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것과 거의 비슷한 벤츠 S600 풀먼 가드 리무진 실내. [사진: 벤츠 온라인 홍보사이트]

    채드 오코렐 편집장은 이 차량이 2009년부터 생산된 부분에 주목,
    ‘전승절 열병식’에 나타는 ‘벤츠 리무진’이
    지난 1~2년 사이에 수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차량은) 2008년 이후 생산되기 시작한 것이어서
    유엔 대북제재에 따르면 북한으로 들여가서는 안 되는 사치품이다.”


    ‘자유아시아방송’ 측은 中北관계 전문가인 고든 장 변호사의 말을 인용,
    “지금의 대북제재는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과거 이란에 했던 ‘완전규제(full embargo)’ 형태의 제재를 도입해야
    북한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 제재에 예외를 두면 안 된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 외의 다른 선택을 줘서는 안 된다.”


    고든 장 변호사는 이 같은 초호화 차량이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빈 틈’으로
    중국 공산당 정부를 지목하며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대북제재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5년 9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과 호화사치품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후 북한이 추가 핵실험, 탄도 미사일 발사시험을 할 때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는 더욱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