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터, `북한 방문하고 싶다'

    케리 국무장관에 편지"


    북한 정권과 대화 필요성 제기…케네스 배 석방도 연계된 듯
    방북 성사 불투명…미국 국무부 "정부와 무관한 개인 방문"



    (워싱턴=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한반도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의 대화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1일(현지시간) "카터 전 대통령이 최근 케리 장관에 서한을 보내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면서 "케리 장관의 반응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나선 것은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북한의 초청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4월에도 '엘더스 그룹'의 일원으로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등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북한을 찾은 이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했지만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서 '언제든 남북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엘더스 그룹의 북한 방문은 별다른 성과를 끌어내지 못했으며 오히려 북한의 선전전에 이용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른바 제1차 핵위기가 고조되던 1994년 6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카터 전 대통령은 김일성 주석과 면담까지 했고 이를 계기로 그해 가을 제네바 핵합의가 도출되기도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또 2010년에도 북한을 찾아가 불법 입국죄로 북한에 수감돼있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를 데리고 귀국했다.

    이에 따라 현재 북한 당국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석방 문제도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북한 방문 추진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카터 전 대통령이 지난 2011년 4월 때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는 데다 최근 북한의 도발적인 행태 등을 감안할 때 미국 국무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 지, 또 최종적으로 북한 방문이 성사될 지는 불투명하다.

    또 다른 소식통은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간다면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차원의 일이 될 것이며 형식적으로는 미국 정부와 무관한 일"이라고 전했다.

    미국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카터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 추진에 대해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