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량분석표, 분석시기·수원지 등 표시없어…공장 측 “청주공장 제품 참고자료”
  • ▲ 하이트진로음료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석수’ 함량분석표.ⓒ하이트진로연구소 분석결과 캡처
    ▲ 하이트진로음료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석수’ 함량분석표.ⓒ하이트진로연구소 분석결과 캡처

    하이트진로음료(주) 세종공장이 진입로 개설과 소음으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먹는 샘물 ‘석수’에 대한 눈가림식 홍보가 아니냐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이유는 하이트진로음료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고 있는 먹는 샘물 ‘석수’ 브랜드 성분분석 안내가 세종공장에서 채취한 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13일 하이트진로음료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홍보하고 있는 ‘석수’ 브랜드에 세종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알리는 표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특히 소비자들이 눈여겨보는 ‘석수미네랄 함량표’와 ‘타사제품대비 석수 KI‧OI 비교표’는 ‘하이트진로 연구소 분석결과’라고 표기하며 신뢰성을 부각시켰다.

    그렇지만 ‘석수’ 제품의 분석 시기나 생산공장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표시가 없어 ‘눈가림식’ 홍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석수미네랄 함량표’를 보면 △Ca(칼슘) 20.1∼30.1) △Mg(마그네슘) 2.7∼4.0 △K(칼륨) 1.3~2.0 △Na(나트륨) 4.6∼6.9 △F(불소) 0.0∼0.1 등으로 표기돼 있다.

    또한 ‘타사제품 대비 석수 Ki(건강한 물 지수)‧Oi(맛있는 물 지수) 비교표’에는 ‘석수’와 타사제품을 비교분석한 자료를 게재했다.

    자사제품인 ‘석수’의 경우 Ki는 41.6, Oi는 6.9로 표기했다. 반면 타사제품은 Oi의 경우 △S제품(K사) 2.00 △P제품(28.4) △I제품(L사) 9.77 △P제품(L사) 9.10 △S제품(L) 6.77 등으로 표기했다.

    그러면서 분석표 하단에는 ‘하이트진로연구소 분석결과’라고 표기해 하이트음료 ‘석수’가 타사제품보다 월등하다는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었다.

  • ▲ 최근 하이트 진로음료에서 사도로 개설한 진입로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현수막을 도로 곳곳에 설치해 놓고 있다.ⓒ김동식 기자
    ▲ 최근 하이트 진로음료에서 사도로 개설한 진입로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현수막을 도로 곳곳에 설치해 놓고 있다.ⓒ김동식 기자

    그러나 이 분석자료에는 생산공장과 수원지(水源池), 분석시험 일자 등이 없어 ‘눈속임 홍보’라는 비난을 사기 십상이다.

    이에 대해 하이트음료 측은 “홈페이지의 이미지 홍보는 세종공장이 아닌 청주공장의 것으로, 참고자료로 기재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세종공장에서 생산되는 석수제품의 정보는 환경부 규정에 따라 세종 생산제품 라벨에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주샘물공장에서 분석한 결과를 마치 세종공장을 포함한 전체 ‘석수’ 제품의 성분으로 홍보하는 것은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의도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 같다.

    특히 하이트진로음료 세종공장은 세종시 전의면 관정리 상대부길 일대에 들어서 지난해 말 생수 브랜드 ‘석수’의 페트(PET) 생산라인을 증설해 확대 생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진입로 개설과 소음 등으로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등 집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에 더해 주민들은 지하수 고갈도 크게 우려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 진로음료 세종공장의 한 관계자는 “일대에는 큰 수맥이 있어 지하수 고갈 우려는 없다”며 “현재 환경부에서 5년마다 적정 취수량을 정해주고 있는데, 환경부에서 1일 취수량을 620톤까지 허가를 내줬으나 지난달 1일 취수량을 분석한 통계를 보면 허가량의 30~40%에 불과한 230톤 정도 밖에 취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이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 한 모씨(76)는 “지하수와 관련해 논밭 등 경작지에 가둬둔 물이 곧잘 메마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샘물공장 아래로 흐르는 도랑에서 자라는 미나리에서 역한 냄새가 나 먹을 수가 없다”며 그 진원지에 대한 의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같이 하이트진로음료 세종공장이 진입로 개설과 소음 등으로 인한 민원에 이어 지하수와 관련한 민원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